퇴직연금 DC와 DB, 기준은 딱 하나다
회사에서 퇴직연금 유형을 고르라고 하는데 설명을 들어도 뭐가 유리한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교 기준은 하나뿐이고, 계산해보면 놀랄 만큼 깔끔하게 갈립니다.
두 제도는 무엇에 연동되나
| 구분 | DB (확정급여형) | DC (확정기여형) |
|---|---|---|
| 받는 금액 | 퇴직 직전 평균임금 × 근속연수 | 매년 적립된 돈 + 운용손익 |
| 회사가 하는 일 | 퇴직 시점에 정해진 금액 지급 | 매년 연봉의 1/12를 내 계좌에 입금 |
| 운용 책임 | 회사 | 나 |
| 좌우하는 변수 | 임금상승률 | 운용수익률 |
DB는 마지막 임금 하나가 전체를 결정합니다. 중간에 얼마를 받았든 상관없이 퇴직 직전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합니다. DC는 반대로 매년의 임금이 그때그때 적립되고, 그 뒤로는 내가 굴린 결과가 붙습니다.
그래서 비교는 이렇게 됩니다 — 연봉이 오르는 속도(DB)와 퇴직연금이 불어나는 속도(DC)의 대결.
손익분기는 정확히 '수익률 = 임금상승률'
초봉 4,000만원, 근속 20년으로 계산했습니다(단위: 만원).
| 임금상승률 | DB | DC 수익률 0% | 2% | 4% | 6% |
|---|---|---|---|---|---|
| 1% | 8,054 | 7,340 | 8,859 | 10,788 | 13,246 |
| 2% | 9,712 | 8,099 | 9,712 | 11,753 | 14,343 |
| 3% | 11,690 | 8,957 | 10,672 | 12,834 | 15,567 |
| 4% | 14,046 | 9,926 | 11,753 | 14,046 | 16,934 |
| 5% | 16,846 | 11,022 | 12,971 | 15,406 | 18,461 |
임금상승률 2%·수익률 2%인 칸을 보세요. 9,712만원으로 정확히 같습니다. 임금상승률 4%·수익률 4%도 14,046만원으로 같습니다.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그렇습니다.
근속연수를 바꿔도 결과는 같습니다. 손익분기 수익률을 다시 구해봤습니다.
| 근속 | 임금상승 1% | 2% | 3% | 4% | 5% |
|---|---|---|---|---|---|
| 10년 | 1.0% | 2.0% | 3.1% | 4.0% | 5.0% |
| 20년 | 1.0% | 2.0% | 3.0% | 4.0% | 5.1% |
| 30년 | 1.0% | 2.1% | 3.0% | 4.1% | 5.1% |
근속 10년이든 30년이든 손익분기는 임금상승률과 같은 값입니다. 그러니 "몇 년 다닐 거냐"는 이 결정에서 고려 요소가 아닙니다. 볼 것은 두 숫자뿐입니다.
→ 내 조건으로 퇴직금 계산해보기그런데 DC를 골라놓고 방치하면
DC의 우위는 "잘 굴렸을 때" 생깁니다. 실제로는 어떨까요.
| 2025년 퇴직연금 수익률 | 수익률 |
|---|---|
| 원리금보장형 | 3.09% |
| 실적배당형 | 16.80% |
| 제도별 — DB형 | 3.53% |
| 제도별 — DC형 | 8.47% |
2025년은 전체 수익률 6.47%로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높았던 해입니다. 그런데도 적립금의 75.4%가 원리금보장형에 있습니다. 원리금보장형 수익률 3.09%는 웬만한 임금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이라, 거기 방치하면 DC를 고른 의미가 사라집니다. DC를 고른다는 건 계좌를 관리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운용에 손댈 생각이 없다면 DB가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회사가 책임지고, 임금상승률만큼은 자동으로 따라옵니다.
임금피크제를 앞뒀다면 계산할 것도 없다
여기서부터가 실제로 큰돈이 걸리는 부분입니다. DB는 퇴직 직전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합니다. 임금피크제로 임금이 깎이면 그 낮아진 임금이 근속 전체에 소급 적용되는 셈입니다.
근속 30년, 임금피크 직전 연봉 9,000만원인 경우입니다(단위: 만원).
| 임금피크 감액률 | 퇴직 시 연봉 | DB 그대로 | 피크 전 DC 전환 | 차이 |
|---|---|---|---|---|
| 10% | 8,100 | 20,250 | 22,500 | −2,250 |
| 20% | 7,200 | 18,000 | 22,500 | −4,500 |
| 30% | 6,300 | 15,750 | 22,500 | −6,750 |
| 50% | 4,500 | 11,250 | 22,500 | −11,250 |
임금피크 몇 년 때문에 근속 30년치 퇴직급여가 같은 비율로 깎입니다. 30% 감액이면 퇴직급여도 30% — 6,750만원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순서가 중요합니다. 전환하면 그 시점의 임금을 기준으로 정산해 DC 계좌로 넘어갑니다. 임금피크가 시작된 뒤에 전환하면 이미 깎인 임금으로 정산되어 늦습니다. 피크 적용 전에 결정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 내 임금상승률과 내가 낼 수 있는 운용수익률, 두 숫자만 비교하세요. 수익률이 높으면 DC, 낮으면 DB입니다. 근속연수는 상관없습니다.
- 승진·호봉으로 임금이 빠르게 오르는 시기라면 DB가 유리합니다. 마지막 임금 하나가 전체를 끌어올립니다.
- 임금이 정체됐다면 DC가 유리해집니다. 다만 원리금보장형에 방치하면 그 우위가 사라집니다.
- 임금피크제를 앞뒀다면 계산할 것도 없이 DC 전환을 검토하세요. 단, 피크 적용 전에 해야 합니다.
계산 조건
DB는 '퇴직 직전 임금 ÷ 12 × 근속연수', DC는 '매년 그 해 임금 ÷ 12를 적립해 퇴직까지 복리 운용'으로 단순화한 모델입니다. 실제 DB의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 임금과 상여·연차수당을 반영해 산정하며, DC 부담금도 회사 규약에 따라 산정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절대 금액보다 두 제도가 갈리는 지점을 보는 용도로 쓰세요.
수익률 통계는 2025년 연간 기준이며 특정 연도의 성과가 장기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세금은 두 제도 모두 퇴직소득세 체계가 같아 비교에서 제외했습니다. 제도 전환 가능 여부와 절차는 회사 규약과 퇴직연금 사업자에 따라 다르므로 반드시 인사팀에 확인하세요.
샐러리크루의 비공식 참고용 추정입니다. 퇴직연금 제도 선택·전환은 회사 규약과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인사팀·퇴직연금 사업자와 확인 후 결정하세요.